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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Abstract)

대저 새로 국가를 세워 창국의 주가 되면 그 가계의 존엄을 장식하고 또 그 창업의 신성성을 보이려는 것은 동양제국에 있어서 하나의 공례가 되어있다. 일연선사도 삼국유사서에서 제왕의 ...

대저 새로 국가를 세워 창국의 주가 되면 그 가계의 존엄을 장식하고 또 그 창업의 신성성을 보이려는 것은 동양제국에 있어서 하나의 공례가 되어있다. 일연선사도 삼국유사서에서 제왕의 사업은 범인과 다르다는 것을 밝혀서 왕업의 신성성을 설명했고 이규보도 동명왕 서문에서 창국신화의 신성성을 긍정하였다. 조선왕조의 창업이 비록 문벌없는 일개 무인의 손에 의하여 역성혁명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 개국의 정당성과 합리성을 꾸며 창국이 천명에 의하여 이루어졌음을 널리 나타내지 않을 수 없었다. 고려의 건국까지는 의식적으로 설화를 창조하여 장엄하게 장식이 되어있으나 이조에 와서도 고려건국의 신화를 본받아 육대조에 걸쳐 창업의 합리성을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용비어천가는 동양인의 사상중 용으로부터 개국의 의지를 상징하며 용의 사상을 바탕으로 천명에 의한 것임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용가에 유입되어 있는 설화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인 설화와 아울러 중국의 설화를 아울러 내포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14세기말이라는 시간적 조건을 고려할 때 훌륭한 설화문학을 총체적 집대성한 것으로 설화문학의 보고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