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에 발표된 남북한SF의 주요 텍스트들을 분석함으로써 한반도에서 SF가 본격적으로 창작되었던 조건을 비롯하여 남북한 초창기 SF의 내용과 형식을 검토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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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동국대학교, 2020
학위논문(박사)-- 동국대학교 :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전공 2020. 2
2020
한국어
810
서울
202p. ; 26 cm
지도교수: 김춘식
I804:11020-000000080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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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에 발표된 남북한SF의 주요 텍스트들을 분석함으로써 한반도에서 SF가 본격적으로 창작되었던 조건을 비롯하여 남북한 초창기 SF의 내용과 형식을 검토하였...
이 논문은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에 발표된 남북한SF의 주요 텍스트들을 분석함으로써 한반도에서 SF가 본격적으로 창작되었던 조건을 비롯하여 남북한 초창기 SF의 내용과 형식을 검토하였다. 한반도에 SF가 수입된 것은 1900년대 초였으나, 한국어로 창작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말부터였다. 이는 남북한의 문학이 동시적으로 하나의 장르를 구축한 매우 희소한 사례이다. 그러므로 이 논문은 한반도 안팎의 맥락을 고려하여, 남북한의 SF를 하나의 필드에서 독해하였다. 이 논문이 Science Fiction의 약어인 SF를 주요 단어로 활용하는 것은, 각기 과학소설과 과학환상소설로 번역되었던 남북한의 SF를 한국어문학의 시야에서 동시에 포착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스푸트니크 쇼크에서부터 촉발된 1960년대의 우주경쟁(Space Race)와 남북한의 과학담론 및 과학기술계의 변화는 SF의 장르 구축에 주요한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마술적 환상으로 이해되었던 ‘우주’와 ‘달’을 과학적 지식으로 새로이 지각하게 하여, 인간의 인식 지평을 세계에서 우주로 확장시켰다. 또한 냉전의 구도는 남북한 SF의 서사와 테크놀로지 형상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 논문은 1950~1960년대의 남북한 SF에 주목하였다. 이 시기 한반도에서 SF가 집중적으로 창작되었던 정치사회적 맥락에 주목하는 한편으로, 남북한의 SF 장르가 자리잡는 과정 및 텍스트의 세부사항을 검토하였다
스푸트니크 발사 성공에 대한 남한과 북한의 반응은 대조적이었다. 남한이 우주 폭격과 제 3차 세계 대전의 불안과 동시에 ‘선진’한 과학기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과 달리, 북한의 매체들은 ‘평화의 사절’로 인공위성을 표상화하고 사회주의 승리의 상징으로 이를 선전하였다. 스푸트니크 쇼크에 남북한의 문학 또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응답하였다. 남한의 문학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할 삶의 양태들을 가늠하는 동시에 문학이 무엇을 써야 하는가에 관한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에 비해 북한의 반응은 좀 더 직접적이었다. 1950년대 후반의 북한의 문학 텍스트들은 소련이 로켓의 발사를 성공시킬 때마다 시와 수필을 통하여 소련 과학기술에 대한 찬탄의 감정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이 감격의 감정적 에너지를 노동 현장에서의 생산 증진으로 이어가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1950년대 후반의 모든 북한의 문학 텍스트가 소련의 우주과학을 찬탄의 시선으로만 포착하였던 것은 아니다. 박태영의 단편소설 <인공위성과 시인>은 과학의 성취를 어떻게 형상화하여야 하는가에 관한 고민을 징후적으로 노출한다. 이는 1950년대 후반 북한문하기 당면해 있던 정치적 선도와 예술적 형상화 사이의 문제와도 관련되어 있다.
‘스푸트니크 쇼크’는 한반도에서 ‘SF’라는 새로운 장르가 창작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우주로의 인식과 감각의 확장은 과학적 환상을 활용한 새로운 서사에 대한 대중적 요구로 이어졌다. 남한에서는 독자의 요청에 의해 한낙원의 중편 SF가 연재되기 시작하였으며, 북한에서는 더 많은 SF를 바라는 독자의 글이 잡지에 실렸다. 이러한 독자의 요청에 남북한 문학은 SF의 본격적인 창작으로 응답하였다.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에 창작된 남북한의 SF는 그 환상에서부터 당대의 현실을 은유하고 있었다. 이 시기 남한의 단편 SF는 원자력에 의해 탄생한 ‘원자괴수’와, 거인으로 표현된 화성인들을 등장시켰다. 이는 숭고의 대상이 자연에서 과학기술의 결과물로 전환되는 장면이자, ‘평화로운 거인’의 이미지로서 당시 남한 사회가 가지고 있던 강력한 우방국에 대한 시선을 확인하게 한다. 남한의 텍스트에서 괴수와 거인이 등장한다면, 1950년대 후반에 발표된 북한의 SF는 테크놀로지의 집약체인 기계들을 전시하는 한편으로, ‘달’을 ‘조선’의 새로운 영토화 하려는 열망을 표출하고 있었다. 이러한 스펙터클은 김동섭의 <소년우주탐험대>(1960)에서도 등장한다. 이 텍스트는 비슷한 시기 남한에서 발표된 한낙원의 <금성탐험대>(1962)와 함께 냉전을 초월한 인류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들 텍스트는 캐릭터들 사이의 냉전 구도를 ‘인류’라는 키워드로 연합하게 하며, 이데올로기를 초월하여 연대가 가능한 공간으로서 우주를 형상화하고 있었다.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의 남북한 SF가 다양한 방식의 서사를 실험하고 있었다면,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SF의 미학적 방법론과 관습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남한의 SF작가들 SF를 ‘허황된 상상 소설’로 보는 일반적 편견에 대항하는 동시에 과학 지식의 전달과 미래 과학자 양성이라는 계몽적 요구에 대한 압력을 겪어야했다. 계몽과 예술성(과학성) 사이의 긴장은 북한에서도 발생하고 있었다. 북한의 ‘과학환상문학에서의 과학 환상 논쟁’은 과학 환상이 과학적 지식과 고증에 충실하여야 한다는 논자와 사회주의 현실의 진실한 형상화를 우위에 두는 논자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이 논쟁은 자연히 SF 텍스트들의 창작 방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광운의 <북극성의 증언>은 대화와 지문으로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한편으로, 문학적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문윤성의 <완전사회>는 사회 구성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고 있었으나, 동시에 양성화해를 계도하고자 하는 욕망이 작용하고 있었다. 북한에서도 계몽과 문학적 형상화 사이의 고민과 긴장은 계속되고 있었다. 특히 1960년대 중반부터 북한이 독자적 노선을 택한 이후, SF는 우주에서 지구로 주요 배경을 전환한다. 그리고 1967년 이후 주체사상의 대두와 항일혁명문학의 전통화 과정을 거치면서 SF는 북한문학의 주요한 관심의 뒷면으로 밀려났다. 1970년대의 남한에서 SF 선집이 발간되는 것과 달리, 1970년대 북한의 SF는 발표된 텍스트의 수가 이전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었다. 1960년대 중반 남한과 북한 SF의 창작 편수 및 문학적 관심의 차이는 한문학과 북한문학 너머의 ‘한반도문학’을 고민할 때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비대칭적이지만 동시적인 장면이다.
2017년 이후 북한이 보여주는 이러한 변화의 조짐은 ‘핵무기’로 대표되는 북한 과학기술의 숙원 사업이 완료되었음을 반증한다. 그리고 이는 동시에 한반도에서 과학기술은 국가 부강을 위한 방편이었으나, 동시에 시국에 따라 불러내어지는 위기론의 기반이었음을 보여준다. 1950~1960년대 남북한에서 창작된 SF는 현재까지도 남북한 문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과학기술에 대한 기대와 열망, 그리고 위기의식을 쌓아 올리기 시작한 시작점으로서 그 의의가 있다. 이 연구는 한반도에서 하나의 문학 장르가 동시에 구축된 맥락을 고려하여, 남한/북한으로 나뉘어 있었던 남북한의 문학을 ‘한반도의 문학’의 시점에서 조망하였다. 분단 이후, 남북한의 문학과 개념은 각기 다른 이념과 역사적 맥락에 따라 상이하게 구성되었다. 그러나 남북한의 SF는 1950년대 후반의 시작점과, 1970년대 이후의 소강기를 거쳐, 1980년대 후반~1990년대부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흐름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반도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한국어문학’의 현상을 동시적으로 포착하게 하는 시작점으로서 1950~1960년대의 남북한 SF는 그 의미가 충분하다.
목차 (Table of Contents)
1 장정희, "SF의 이해", 동인, 2017
2 문윤성, "완전사회", 아작, 2018
3 문윤성, "완전사회", 수도문화사, 1967
4 한낙원, "금성탐험대", 창비, 2013
5 한낙원, "금성탐험대", 학원사, 1967
6 신형기, 오성호, "북한문학사", 평민사, 2000
7 이진우 옮김, ,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한길사, 1996
8 옥타비아 버틀러, 이수현 역, "블러드 차일드", 2008
9 박상준, "SF문학의 인식과 이해", 외국문학 49호, null
10 성민엽, "소설로서의 과학소설", 문학과 사회 13권 3호, 2000
1 장정희, "SF의 이해", 동인, 2017
2 문윤성, "완전사회", 아작, 2018
3 문윤성, "완전사회", 수도문화사, 1967
4 한낙원, "금성탐험대", 창비, 2013
5 한낙원, "금성탐험대", 학원사, 1967
6 신형기, 오성호, "북한문학사", 평민사, 2000
7 이진우 옮김, ,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한길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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