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조선후기에 출현한 장편소설의 감정의 미학을 밝히고, 감정에 대한 전통적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감정에 대한 이해 지평을 넓혀 텍스트를 분석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감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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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Abstract)
본고에서는 조선후기에 출현한 장편소설의 감정의 미학을 밝히고, 감정에 대한 전통적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감정에 대한 이해 지평을 넓혀 텍스트를 분석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감정의 ...
본고에서는 조선후기에 출현한 장편소설의 감정의 미학을 밝히고, 감정에 대한 전통적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감정에 대한 이해 지평을 넓혀 텍스트를 분석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감정의 작용이 문학적 성취에 어떠한 방식으로 관여하고 있는지를 밝혀 감정과 서사, 인물, 지향, 구도, 수용과의 관계성을 설명하는 연구적 모형을 제시하였다. 그런 점에서 본고는 타 장르와의 변별적 특질 및 고전소설의 감정의 미학과 나아가 조선후기의 감정 문화사를 구명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본고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Ⅱ장에서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대상으로 동인, 기능, 미적 특질을 분석하였다. 장편소설의 슬픔은 관계망을 타고 광역화된다. 그래서 개인적 슬픔은 점차 공감과 정서적 공유를 이끌어냄으로써 주변 사람들의 감정의 현을 울린다. 분노는 사적 분노와 공적 분노로 구성된다. 전자는 관계의 균열과 이기적 인간상을, 후자는 규범적 분노로 인물의 특권적 지위와 존경을 불러오는 과정을 보여 준다. 기쁨과 즐거움은 가족의 안정화 제시, 인물의 결점과 작품의 정보 제공, 폭력성 은폐와 본질 호도, 그리고 감정적 징치와 복수를 위해 기능한다.
Ⅲ장에서는 감정의 운용 체계와 의미를 파악하였다. 감정의 표출은 무정념화, 감정 억제(자발/비자발)’, 감정의 표출(사적/규범적 감정), 감정의 과잉, 감정의 위장 등으로 나타난다. 무정념한 인물은 성숙미, 우아미, 고상미를 부여받고 미적 대상으로 추앙된다. 감정을 자발적 억제는 효의 구현, 보신지책, 예의와 법도 준수, 현실 감각의 회복 등의 차원에서 일어나고, 비자발적 감정 통제는 반규범적 태도와 과잉 감정이 그 대상이 된다. 여기에 속한 인물은 진정한 인간의 정신적 표현을 박탈하고 공동의 운명을 향해 달려갈 것을 촉구 받는다. 사적 감정은 내면의 울림이 즉각적으로 표출된 것이라면, 규범적 감정은 사회문화적 프레임 속에서 개인의 감정이 운용된 형태이다. 감정의 과잉은 화병과 상사병과 같은 병적 증상을 수반하고, 감정의 위장은 가짜 감정으로 인물의 거짓된 속성 드러내기, 악인을 속여 골탕을 먹이기, 결점 폭로하기에 사용된다. 장편소설에서 감정은 이항 대립적 구도로 파악되고 생리적․간주관적 반응, 그리고 가족 윤리와 신분제에 의거한 위계질서 및 힘의 논리에 의해 표출된다.
Ⅳ장에서는 감정의 서술 전략과 의의를 고찰하였다. 장편소설은 희비의 상반된 감정을 교차적으로 배열하여 서사적 리듬과 텍스트의 안정화를 구사하고, 선행 작에 기반을 둔 감정의 승계를 통해 서사적 연속성 및 통합성을 마련한다. 아울러 인물의 결과론적 행위가 옳고 그름을 전복해도 그저 행위자와 동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감정을 배치함으로써 부적절한 행위는 측은지심과 이념의 실천으로, 부당성에 대한 외침은 광기와 반규범성의 원천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사건 속에 녹아들어 있는 감정은 소설이 문화적 승인을 받아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통로로 작용한다. 그리고 장편소설의 감정은 생활감정과 격식화된 감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전자는 가부장제와 주자주의라는 시대적 요구와 충돌하는 인물의 현실적 고민을, 후자는 사회문화적 이데올로기에 긴박된, 그리고 사회적 욕망에 충실한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감정을 통해 장편소설사를 보면 장편소설은 감정의 힘을 입어 보다 강한 이념성이 구현되는 반면 경직성을 덜어내고 점차 심미적 가치를 향해 변모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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