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남염부주지」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설명하는 일에 무게를 두고 텍스트를 분석한 뒤,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작가의 경험이 소설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변용되었는지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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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고려대학교 대학원, 2016
학위논문(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2016. 8
2016
한국어
서울
89 p. : 삽화 ; 26 cm
지도교수: 장효현
참고문헌: p. 8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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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남염부주지」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설명하는 일에 무게를 두고 텍스트를 분석한 뒤,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작가의 경험이 소설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변용되었는지를 함...
본 논문은 「남염부주지」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설명하는 일에 무게를 두고 텍스트를 분석한 뒤,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작가의 경험이 소설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변용되었는지를 함께 살펴 주제의식을 규명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작품과 작가가 지나치게 밀착된 결과 작품 그 자체에 대한 해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작품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의 목적이 의도적으로 작가의 존재를 철저하게 배제하는 데에 있는 것은 아니다. 소설 속의 현실은 작가가 위치한 현실과는 전혀 다른 현실이며, 소설은 그것이 초기적인 형태라 하더라도 나름의 미학적 규범과 형식을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이 그 자체로 정립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소설로서 텍스트 자체에 주목할 때 작품에 대한 해석의 기반이 마련된다고 보았다. 본고는 이러한 관점에서 작품의 내용에 무게를 둔 해석을 시도하고, 다시 그 결과물을 작가, 그리고 작가의 생애와 관련된 현실적 문제와 연관 지어 해석의 방향성을 타진해 보았다.
Ⅱ장에서는 「남염부주지」에 불교와 유학의 요소들이 어떤 형식으로 제시되어 뒤섞이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염부주와 염왕의 형상을 불교의 경전 및 탱화 속 지옥 형상과 비교하였다. 각각의 외적 형상은 당대에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불교의 지옥과 염라대왕의 외형을 고스란히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유사성과 달리 염부주라는 공간, 그리고 염왕이 내세우는 질서는 불교의 사후세계관 내지 생에 대한 인식과 차이를 보였다. 조선조의 유자들과 비교해도 상당한 정도로 불교를 인정하고 있으나,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아니며, 교화의 방식과 지옥의 역할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였다. 염왕은 유·불을 인정하면서도 각각이 서로 다른 대상에 대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적용됨을 강조하였다. 이는 둘 중 한 가지 관점으로만 세계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러나 이원화된 질서의 제시보다 중요한 것은 지배자(왕)의 경우 이 두 가지가 어떤 대상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하며, 유학의 가치에 따라 통치해야 함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이때 귀신·지옥·윤회 등에 대한 부정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작중 염왕과 박생은 불교적 요소에 해당하는 것들 중 일부를 부정하거나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 그것은 본질을 잊고 허상에 빠지거나, 껍데기에 집착하는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불교의 가르침은 언어로 표현 불가능 한 것을 설명하기위한 방편으로 언어를 이용한 것이지 말이나 형상이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때문에 눈앞의 형상이 말로써 부정되더라도 그것이 모순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다음으로 Ⅲ장에서는 박생과 염왕의 대화를 살펴보았다. 박생은 관심사에 대한 공유가 가능하지만 권세를 앞세우며 소통을 거부하는 집단과, 관심사에 대한 공유는 불가능하나 인간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집단 사이에 고립된 것으로 묘사된다. 이러한 처지에 답답함을 느끼지만 좌절하지 않던 박생은 염왕을 만나 흔들리던 신념에 대한 확신을 얻고 약한 자아에서 강한 자아로 거듭난다. 이때 박생은 자신이 가진 문제의식과 답답한 심정을 ‘분노’의 감정에 담아 표현하고, 염왕은 그의 삶의 내력과 성격, 처지, 환경 등에 대한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박생을 이해하고, 옹호하며,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공감해준다. 염왕의 선위와 박생의 죽음은 공감의 절정이며, 박생이 가진 실천의지의 발현으로 해석된다.
Ⅳ장에서는 작품과 현실의 연관성 속에서 작품을 살펴보았다. 우선 조선조의 유자들이 금오신화 혹은 「남염부주지」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하였는지를 통해 작품이 현실 사건에 대한 우의로 해석되지 않았음을 확인했으며, 작가가 남긴 기록들을 토대로 하여 세조와 김시습의 관계가 기존의 시각과 달리 분노와 비판적 시각으로 점철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작품과 작가를 연관 지어 살펴보았을 때 작품은 자신을 둘러싼 타자들에 대한 관심과, 현실의 질서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소설화과정을 통해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불교를 가까이 했던 당대의 왕과 지배세력에게 올바른 유·불의 관계를 제안하는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다시 작가와 현실의 문제로 확대시켜 보았을 때, 「남염부주지」는 불가항력적인 요소인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키고, 세계와 개인 사이의 분절이나 대립을 넘어 관계의 재설정을 시도하는 작업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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