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초발심자경문」을 중심으로 한 불교의 아동관과 교육내용, 교육방법과 「소학」에 나타난 조선시대 성리학의 아동관과 교육내용, 교육방법을 살펴보고, 불교와 성리학의 아동...
본 연구는 「초발심자경문」을 중심으로 한 불교의 아동관과 교육내용, 교육방법과 「소학」에 나타난 조선시대 성리학의 아동관과 교육내용, 교육방법을 살펴보고, 불교와 성리학의 아동교육이 전통사회의 아동교육에 미친 영향을 조명해보며, 이들 전통사회 아동교육이 한국의 주체적 정체성을 가진 유아교육과정 수립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알아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1.「초발심자경문」과 「소학」에 나타난 아동관은 어떠한가?
2.「초발심자경문」과 「소학」에 나타난 아동교육 내용은 무엇인가?
3.「초발심자경문」과 「소학」에 나타난 아동교육 방법은 어떠한가?
본 연구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불교에서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實有佛性)’이라 하여, 인간을 포함한 모든 중생들이 본래 그 자체에 부처가 될 씨앗이 내재해 있어 누구나 깨달은 사람, 즉 부처가 될 수 있는 존재이므로, 불성을 발현시킬 수 있는 삶의 주인으로 보았다. 따라서 아동도 자신의 의지와 창의성으로 보다 나은 발달단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가졌다고 보는 아동관에 의해, 「초발심자경문」의 내용과 같이 타고난 불성을 발현하여 도를 이루도록 하기위해 행∙주∙좌∙와∙어∙묵∙동∙정을 통해 修身을 하고, 언어나 행동, 마음가짐 등을 항상 맑고 진실하게 하며, 스스로 지혜를 증장하여 자신과 타인에 이익이 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한 불교의 아동교육방법은 각 개인의 능력이나 상태에 따라 가르치는 ‘수기설법’을 방법적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문답법, 비유적 방법, 인연법, 직관적 자아 완성법 등의 붓다의 교육방법을 바탕으로 「초발심자경문」에 나타난 교육의 방법으로는 불교 경전 읽기(敎學), 스승의 교훈 듣기(請法), 묻고 답하기(問答), 보시하기(布施), 일상생활을 통한 계율의 실천(持戒), 집중(正定) 등이 있다.
한 편, 「소학」에 나타난 성리학의 아동에 대한 인식은 인간의 본성은 天理를 지녔다는 점에서 선하다고 보나 인간의 신분은 기질의 맑음과 흐림, 순수함과 그릇됨 등의 성질에 의해 다르게 결정된다고 보고, 마음을 항상 조용히 머물게 하고(거경), 그 가운데 만물의 이치를 찾아내는(궁리)지적탐구의 교육을 통해 혼탁한 기질지성을 제거하고 본연의 性인 善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성리학의 아동교육의 목적은 성인을 길러내는 것이었으므로,「소학」에서는 옛 성현들의 일화를 통해 바른 몸가짐(修身)과 사회적 관계 등을 익히게 하였다.
「소학」에 나타난 성리학의 아동교육의 방법은 훈도를 기본 원칙으로 하여, 가르침보다는 실천적 삶의 모범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하나가 되도록 실천하게 하는 지행합일의 교육을 위해 반복교육과 실습을 하였다. 또한 글을 읽고 이야기를 들려주어 아동이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자기조절 교육과 궁리를 위한 탐구학습, 단계적 학습을 통해 교육하였다.
이상과 같이 전통사회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이 두 전통사상의 교훈서에 나타난 아동교육의 특징을 보면, 첫째, 「초발심자경문」과 「소학」에 나타난 불교의 아동교육과 성리학의 아동교육은 공히 개인의 수신을 통해 인격완성과 사회적 관계를 맺어나가고, 예를 백행의 근본으로 삼는 등의 정의적 측면을 우선 하여 강조하고 있다. 둘째, 이들 전통사상에서는 인간의 발달단계를 수태기 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불교와 성리학에서는 아동기를 공히 수태시점부터 15세로 보고 각 단계에 맞는 교육을 시행했다. 특히 동양문화권의 특징으로 보는 ‘태교’는 인간의 발달단계를 개인의 업력에 따라 윤회를 하는 과정에서 한 생이 끝나고 다른 생이 시작되는 수태시점으로 보는 불교의 연기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중국을 비롯한 우리나라 전통사회의 태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셋째, 불교의 아동교육과 성리학의 아동교육은 아동을 인식하는 관점이 달라, 교육의 목적과 방법이 다르게 나타난다.
불교의 아동교육은 아동내부의 불성을 발현시킬 아동 개인의 현재를 위한 수행을 우선하는 교육을 했던 반면, 조선시대 성리학의 아동교육은 위계질서와 신분사회였던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아동이 삶의 주체자로서 자신의 의지대로 행할 수 없는 차별적인 교육이 시행되었으며, 아동현재의 삶보다도 성인이 된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준비기로서 아동교육이 시행되었던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전통사상의 큰 두 축을 이루고 있는 불교와 조선시대 성리학의 아동관과 아동교육사상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현재까지 이어져왔다. 때문에 정신적 힘의 생명력을 가져 문화의 주체적 발전과 창조의 동력을 주는 근간으로, 문화의 세기인 21세기의 초두에선 지금 전통사회의 아동교육사상과 교육의 내용은 한국의 주체성을 가진 유아교육과정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향후 연구에서는 시대적 제한점을 아우르고, 조선후기 실학의 태동과 함께 개화이후 사회적 혼란기에 자생되고 유입된 사상들을 살피고, 그에 따른 아동교육은 어떠했는가를 조명해보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여 지며, 사상가별로 펼쳐진 다양한 이론들을 분석하고 취합하여 한국적인 아동교육사상의 기초를 마련한다면, 그러한 전통의 요소들이 현대성과 공존하며 상호적 관계 속에서 가치들이 교배되어, 독특한 문화적 요소를 가진 한국의 유아교육과정과 아동교육과정이 도출 될 수 있으리라 보여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