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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Abstract)

19세기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와 20세기 일제 치하 조선의 시인 이상은 각각 근대 도시에서 ‘댄디’이자 ‘모던보이’였으며 근대 물질문화의 충실한 소비자였다. 그럼에도 그들의 시선은 ...

19세기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와 20세기 일제 치하 조선의 시인 이상은 각각 근대 도시에서 ‘댄디’이자 ‘모던보이’였으며 근대 물질문화의 충실한 소비자였다. 그럼에도 그들의 시선은 근대 도시에서 소외된 빈민과 프롤레타리아, 궁핍한 예술가들에게 향해 있었고, 산업화와 물질주의를 향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그들 스스로도 근대 도시에서 절망과 고뇌, 자아의 분열을 경험해야했다.
이 논문은 보들레르의 문학에 나타난 ‘댄디즘’과 이상의 문학에 나타난 ‘모던보이’로서의 자의식을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과 이상의 「날개」를 비교하는 작업을 통해 살펴본다. 기본 텍스트는 물론 두 시인의 다른 작품들과 컨텍스트에 해당하는 전기적 사실까지를 폭 넓게 탐색해 대조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전개해나간다. 보들레르와 이상의 작품을 교차시키면서 두 시인의 문학에 나타난 19세기 파리와 20세기 경성의 근대화 속 예술가들의 존재양상을 들여다보고, 댄디와 모던보이로 대표되는 당대의 예술가들이 물질주의가 본격적으로 심화된 근대 도시에서 어떻게 적응해나갔는지, 근대적 취향을 어떤 방식으로 소비했는지, 정신적 가치가 쇠락하는 삭막한 도시에서 황폐해져가는 영혼을 무엇으로 위안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발견한다. 궁극적으로 ‘근대’라는 거대한 타자가 국적과 시대를 달리 하는 두 시인의 작품 세계에 어떤 양상으로 내면화되었는지 확인한다.
나아가 이 논문은 보들레르와 이상의 문학작품을 통해 보들레르의 댄디즘이 부르주아의 천박한 물질주의와 스노비즘에 대한 정신적 반발, 심미적 저항이었음을, 또 이상의 모더니즘이 궁핍한 현실 가운데서도 세련된 감각과 미적 환상, 도취적인 쾌감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일종의 귀족적 정신주의였음을 입증한다.

참고문헌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