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윤선도 시조의 정전화 양상을 통시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윤선도 시조가 어떠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 교과서에서 확고한 정전의 지위에 올랐는지 살폈다. 한 작품이 정전의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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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2015
학위논문(석사)--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 국어교육학과국어교육전공 2015. 2
2015
한국어
충청북도
vii, 84 p. ; 26 cm
한국교원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지도교수 : 권순회
참고문헌 : p.p.7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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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윤선도 시조의 정전화 양상을 통시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윤선도 시조가 어떠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 교과서에서 확고한 정전의 지위에 올랐는지 살폈다. 한 작품이 정전의 지위...
본고는 윤선도 시조의 정전화 양상을 통시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윤선도 시조가 어떠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 교과서에서 확고한 정전의 지위에 올랐는지 살폈다.
한 작품이 정전의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인 과정이 필요하다. 작품의 가치와 당대의 요구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윤선도의 시조도 예외가 아니다. 윤선도 시조가 온 국민이 배워야 하는 고전작품의 자리에 오른 시기는 20세 초 근대문학 공간이었다. 그 이전까지 윤선도 시조는 각 시대의 문화적 환경과 맞물려 부침을 거듭했다. 예를 들어 19세기 가창문화권에서 윤선도 시조는 오늘날처럼 확고한 정전의 지위에 오르지 못 했다. 단지 노래로 불리는 수많은 작품 가운데 하나였다.
20세기 들어 근대의 물결과 일제의 침략이라는 혼란이 조선을 휩쓸었다. 우리 민족은 중심을 잡아줄 그 무엇이 필요했고, ‘민족’ ‘국민’과 같은 생소한 개념들이 소환됐다. ‘민족’이나 ‘국민’이라는 추상적 단어 속에서 한반도에 살던 수많은 이질적 존재들은 균질적 존재가 됐다. 그리고, ‘민족’ ‘국민’이라는 개념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유구한 역사라는 ‘전통’을 소환하고, ‘전통’을 구성하는 정신적 틀로서 고전문학이 강조됐다.
초기 고전문학 연구에서는 시가가 강조됐다. 시가 중에서도 우리말로 지어진 시조가 강조됐다. 시조를 읽고 민족 구성원이 환기하는 민족과 전통은 어떤 모습이어야 했겠는가? 당연히, 다른 민족에는 없는 숭고하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 무엇이야 했다. 이 조건에 맞는 것이 다양한 시조 중에서도 자연을 소재로 한 시조였고, 이 과정에서 윤선도의 시조는 조윤제와 이병기를 중심으로 한 일군의 학자들에 의해 정전의 지위에 오르기 시작한다. 조윤제나 이병기는 해방 이후 교과서 편수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교과서를 만들며 자신들이 중요시했던 윤선도의 시조에 확고한 정전의 지위를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했다고 보기 어려운 작품도 그렇게 해석하는 문제다. 문학 작품은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든 결국 시대적 산물이다. 정말 신선이 만들지 않는 이상 순수함이나 아름다움만을 노래한 작품은 흔치 않다. 더구나, 그 작품을 지은 이가 역사와 치열하게 공명하던 이였다면, 그의 작품에서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만을 찾으려는 시도는 오독의 위험성을 배가시킨다.
윤선도의 시조가 그러한 경우다. 『고산유고(孤山遺稿)』에 실린 윤선도의 시조 75수는 다양한 층위를 가진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그 중에서는 정말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작품도 있다. 반면, 정치 현실과의 부딪힘 속에서 오는 괴로움을 노래한 시조도 있다. 해방 이후 반백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 교과서는 이러한 윤선도 시조의 다양한 의미적 층위를 무시한 채 오직 ‘자연과 하나된 흥취’같은 상투적인 해석을 윤선도의 모든 시조에 부여하고 있다. 우리가 고전문학을 배우는 이유는 조상들의 아름다운 모습만 맹목적으로 습득하기 위해서가 아님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고전 문학에 대한 바른 학습은 근거 없는 ‘당위성’에 근거한 맹목적인 학습에 있지 않다. 본고는 맹목적 ‘당위성’에서 벗어나 고전 문학에 접근해야만 고전 문학에 대한 바른 접근이 가능함을 정전화 연구라는 계보학적 방법론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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