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역사인물인 신사임당(申師任堂)을 소재로 하여, 여성 작가가 여성 시청자를 위해서 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율곡 이이가 자신의 어머니 사임당에 대해 쓴 <선비행장(先妣行狀)>과 비교해보면, 드라마 작가는 사임당을 대상으로 하여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휘했음을 알 수 있다. 그 속에는 남성과는 다른 여성적 상상력과 가치관이 구현되었다.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은밀한 소원이 투영된 것이다. 이로 인해서 지금까지 ‘현모양처(賢母良妻)’의 대표자로 알려졌던 사임당이 여성미를 갖춘 아름다운 여성으로 표현되고, 그 누군가의 첫사랑이자, 영원히 잊지 못할 연인으로 설정되었다. 이는 여성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은 훌륭한 어머니이면서 동시에 매력적인 연인의 모습을 갖출 수 있으며, 여성들은 이 둘을 별개가 아닌 하나로 통합되길 바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은 과거 일반 남성들이 여성을 이분적으로 분류하여 그 특성을 나눈 것에 배척되는 것이다. 또한 사임당은 『내훈(內訓)』이나 『여사서(女四書)』 등과 같은 각종 여성규범서에서 여성을 향해 거듭 강조하고 있는 ‘효심(孝心)’으로 눈물짓기보다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짓는 모습을 보인다. 이 또한 21세기의 가치관의 변화라고도 할 수 있다.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속의 주인공 사임당은 ‘남녀유별’(男女有別)의 윤리에 구애되어 집안에서만 머물고 있지 않고, 끊임없이 바깥세상을 향해 나가는 여성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집 바깥의 세계에 관심을 보이고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 있는 것을 찾아내고 ...사임당,>
역사-드라마는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극적으로’ 주선한다. 이 때 역사적 상상력은 역사적 사실과 극적 허구라는 이질적 층위의 이야깃거리를 하나의 균질적 이야기로 집성해내고, ‘그때/거기’와 ‘지금/여기’라는 결코 공존할 수 없는 시공간을 자유로이 넘나들게 한다는 점에서 역사드라마의 핵심적 역사 기술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상상력은 주로 상호텍스트성과 아나크로니즘...
여우와 구미호는 많은 신화와 전설, 민담에서 자주 언급되는 소재의 하나이다. 그런데 설화 속의 여우와 구미호는 주로 교활하고 사악하며 잔인한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여우를 신성하고 지혜로운 동물, 뿐만 아니라 영험한 동물이라고 여기는 긍정적인 측면의 인식도 있었다. 따라서 여우의 장점이 부각된 이야기나 설화가 널리 회자되기도 하였고, 한양 건립에 큰 기여를 했다는 여우이야기 등을 통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