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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귀인이 졸하여 객인에게 연회하는 것을 후일로 미루다.
전교하기를,
“오늘 권귀인(權貴人)이 졸하였다. 내일 모레 마땅히 객인에게 연회하여야 하는데, 내가 차마 음악을 들을 수가 없으니, 후일에 이를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하였다. 권귀인은 덕종(德宗)의 후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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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 성희안이 붕중의 화친을 허락하기를 청하다.
조강에 나아갔다. 영사 성희안(成希顔)이 아뢰기를,
“붕중(弸中)에게 말해보라고 하신 분부는 명분이 바르고 말이 순하다고 하겠습니다. 붕중으로 하여금 성친(盛親)을 사로잡아 오거나 머리를 베어 가지고 항복해 오도록 한다면 우리나라의 위엄을 지극히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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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과 2품 이상이 존호를 삭제하라는 명을 거두기를 청하다.
대신들과 2품 이상이 아뢰기를,
“신들이 비망기를 보니 자신을 죄책하시는 뜻이 지극하여 신들은 자신도 모르게 감격의 눈물이 솟았습니다. 전하의 이 마음이면 사직을 다시 편안하게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당초 존호는 변무(辨誣)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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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가 이산해의 정죄를 아뢰고, 이현이 전란을 맞아 자책하라는 상소를 올리다.
양사가 합계하여 급제 이산해(李山海)를 율에 의해 정죄할 것을 아뢰었으나 상이 윤허하지 않았다. 한음도정(漢陰都正) 이현(李俔)이 아뢰기를,
“삼가 생각하건대, 어가가 궁궐을 떠나던 날 신은 순릉향사(順陵香使)로서 대궐문까지 달려갔다가 우연히 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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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상 윤두수가 이제독에게 가려하자 인견하여 위로하고 경성수호 등을 논의하다.
좌의정 윤두수(尹斗壽)가 제독의 군전(軍前)에 나아가려고 하면서 아뢰기를,
“신이 지금 직사를 형편없이 처리했다는 것으로 군전에 나아가게 되었으니 한번 죽는 것밖에 다른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선위하시겠다는 전교를 받고부터는 온편치 않다는 생각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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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죽으니 이제현이 평하다.
왕의 병세가 위독하여 조서를 내렸다. ……
왕이 중광전에서 죽었다. 선덕전 서쪽에 빈청을 차렸다. 향년은 65세요, 재위 연수는 37년이었다.
이제현이 찬하기를,
“현종, 덕종, 정종, 문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