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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변사가 경상도 도신으로 하여금 명산대천과 동해 등에 제사를 지낼 것을 청하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전쟁 이후로 사전(祀典)을 거행하지 않아 산천의 제향을 중단했으므로 송구한 듯합니다. 옛날에 사안(謝安)은 진(秦)나라 군사를 만났지만 아독(牙纛)을 가지고 장산(蔣山)의 산신에게 기도하였고, 명나라 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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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유격이 회첩을 보내 요시라에게 물품을 지급하도록 요청한 이유를 설명하다.
허유격(許遊擊)이 회첩을 보냈다.
“귀방이 잔파되고 난 뒤로 그 정상이 참으로 애처롭습니다. 더구나 많은 병사를 감당하였으니 군량을 지급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제가 어찌 목우(木偶)가 아닌 이상 이런 점을 생각하지 못하겠습니까. 다만 관인이 변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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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기로 중국군 철수 뒤의 병력의 수급에 관해 이르다.
비망기로 일렀다.
“예로부터 적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는 적의 동태를 정탐하는 것으로 선무를 삼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흉적이 물러간 뒤에 대마도에 머물러 있는지 본거지로 들어갔는지 전혀 알 수 없으니, 아무쪼록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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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 대왕 묘지문.
지문은 다음과 같다.
“…… 다음해에 일본이 사신을 보내왔을 때에 평수길(平秀吉)이 왕위를 찬탈하여 자립하였는데, 대왕이 이르기를 ‘일본은 임금을 내쫓았으니 이는 바로 임금을 죽이고 왕위를 빼앗은 나라이다. 접대할 수 없으니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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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경대왕의 행장에 평수길이 상국을 침범하기 위해 길을 비켜달라고 협박한 것을 적다.
…… 19년 신묘 평수길(平秀吉)이 또 현소(玄蘇)등을 파견하여 본국에 글을 보내어 왔다. 그 내용에 상국을 침범하려고 한다면서 길을 빌려 달라고 협박하였는데 언사가 패려스럽고 오만하여 신자로서는 차마 들을 수 없는 것이었다. 왕이 대의에 의거하여 그 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