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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조가 원릉을 봉심한 조릉사를 차출하여 보내기를 청하다.
예조가 아뢰었다.
“명나라 군사가 전진하자 개성의 적이 이미 도망하였으니 경성(京城)은 틀림없이 며칠 걸리지 않아 수복될 것입니다. 원릉(園陵)이 오래도록 적의 소굴이 되어 불타고 파헤쳐진 변고가 곳곳마다 모두 그러하니 참혹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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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이 원릉을 봉심하자고 청하다.
대신이 아뢰기를,
“원릉의 변고는 매우 애통한 일입니다. 대신 한 사람이 예조의 관원과 함께 가서 형편을 보아 봉심하게 하소서.”
하니, 상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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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병 유정을 접견하고 왜적의 증강, 능침의 변고, 군량 상황을 의논하다.
부총병(副總兵) 유정(劉綎)이 숙천관(肅川館)에 도착하였다. 상이 관에 나아가 접견하니, 부총병은 병위를 성대히 진열해 놓고 군대를 좌우로 나누어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며 맞이하였다. 상이 서헌으로 들어가 잠시 후에 만나기를 청하였다. 부총병이 관대를 갖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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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이 경성 수복을 맞아 하례하는 의식을 거행하도록 해달라고 청하다.
대신이 아뢰기를,
“국운이 불길하여 전고에 없던 병화를 만났으며 종사와 원릉의 재앙은 참혹하여 차마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온 나라 신민들의 애통함이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이제 듣건대 ‘관군이 이미 서울에 들어갔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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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헌부가 능침을 수호하지 못한 광주목사 이기빈의 나국을 청하다.
사헌부가 아뢰기를,
“광주목사(廣州牧使) 이기빈(李箕賓)은 지방관으로 있으면서 타처로 피신해서 능침을 잘 수호하지 못하여 이처럼 망극한 변이 일어나게 하였고 변이 일어난 뒤에도 서둘러서 봉심하지 않았으니, 그가 죽음을 두려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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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정 최흥원 등과 선릉과 정릉의 처리, 왜적의 토벌 등을 논의하다.
영의정 최흥원(崔興源)이 선릉과 정릉을 봉심한 뒤에 대신들을 인견하여 의논하여 처리할 것을 청하였다. 상이 청민당(聽民堂)에 나아가 여러 재신들을 들어오도록 명하니 영의정 최흥원, 좌의정 윤두수(尹斗壽), 부원군 정철(鄭澈), 판돈녕 정곤수(鄭崑壽), 지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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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수 등과 왜적의 추격, 군량 조달, 경성 진주 등을 의논하다.
상이 이르기를,
“지금의 일은 왜적을 추격하는 것보다 더 큰일이 없는데, 변경의 보고는 들을 수가 없고 경략의 노여움이 이와 같으니 어찌해야 하겠는가?”
하니, 윤두수(尹斗壽)가 아뢰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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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언 등이 언로 ․ 기강 ․ 상벌 ․ 검약 ․ 내치 ․ 수령 임명 등을 아뢴 차자.
사간 이시언(李時彦), 헌납 황낙(黃洛), 정언 이상신(李尙信) 등이 차자를 올렸는데, 그 내용에,
“삼가 생각하건대 나라의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극한 정성은 신명을 감동시켜서 아무리 먼 곳이라도 이르지 못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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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 화친을 주장한 전라감사 이정암을 비판하다.
정원이【도승지 장운익(張雲翼), 좌승지 이유중(李有中), 우승지 홍이상(洪履祥)임.】아뢰기를,
“우리나라가 극도로 피폐되었으나 인재를 수습하고 병마를 선발, 단련하여 스스로 힘을 쌓고 예기를 기르면 적을 토벌해서 원수를 갚을 수 있을 것인데, 어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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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관 부수찬 정엽이 화친을 청한 전라감사 이정암을 비판하다.
홍문관 부수찬(副修撰) 정엽(鄭曄)이 차자를 올리기를,
“신이 삼가 전라감사 이정암(李廷馣)의 장계 내용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런 말을 어떻게 우리나라의 신자로서 차마 입 밖에 낼 수 있단 말입니까. 신은 종사가 폐허가 되고 화가 원릉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