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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보내는 서계에 세자가 돌아온 이후 부터는 청나라의 연호를 쓰도록 하라고 명하다.
일본에 보내는 서계에 대해서는 정축년 이후에도 숭정(崇禎)의 연호를 썼는데, 대체로 청나라에 항복한 사건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숭정이 완전히 망하자, 묘당에서 서식을 고칠 것을 청하니, 답하기를,
“이 일을 끝내 숨기기 어려우니 세자가 돌아온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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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이 왜정의 염려스러운 점과 삼남지방의 방비가 허술해진 점을 청나라에 이자하도록 하다.
상이 하교하기를,
“차왜 등지승(藤智繩)이 그들의 청을 들어주지 않는다 하여 곧바로 돌아갔으니, 청나라에 이자하지 않을 수 없다. 재자관으로 하여금 왜정의 염려스러운 뜻과 삼남 지방의 뱃사람들이 모두 쌀 운반하는 배에 동원됨으로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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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주부윤 김수익이 칙사가 왜인 15명 등을 데리고 봉성에 도착했다고 치계하다.
의주부윤(義州府尹) 김수익(金壽翼)이 치계하기를,
“칙사의 행차가 이미 봉성에 도착하였는데, 북도에서 잡힌 왜인 15명과 벽동에서 산삼을 캐던 사람 13명도 데리고 온다고 합니다.”
하였다. 이보다 앞서 왜선 두어 척이 북도에 표류하였다가 청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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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가 표류해 온 왜인을 내보내자 비국이 왜역 이형남으로 왜인에 대해 묻도록 하다.
청나라가 표류해 온 왜인을 내보냈다. 비국이 왜역 이형남(李亨男)으로 하여금 그 상황을 묻도록 하였는데, 왜인이 답하기를,
“저희들은 다 월전주(越前州)【일본 지명】사람으로, 표류하다가 어떤 곳에 당도하였는데 어느 나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가죽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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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관 평성통이 와서 명나라에서 사신을 보내 갑병 5천을 보내줄 것을 청하였다고 말하다.
이때 우리나라가 불행하여 명나라의 존망이 경각에 달려 있었다. 일본의 정관 평성통(平成統)이 와서 말하기를,
“명나라에서 사신을 보내 갑병 5천을 보내 구원해 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일본이 명나라와는 본래 외교의 의리가 없기 때문에 군대를 출동하지 않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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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사 김응해가 일본으로 향하다가 표류한 복건의 장사치 51인을 잡다.
통제사 김응해(金應海)가 표류해 온 복건의 장사치 51인을 잡았는데, 공작 3마리와 검창 8자루를 얻었다. 김응해가 역관을 시켜 물으니, 그 가운데 서승(徐勝)이라는 자가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배 주인으로 복건 천주부(泉州府) 진강현(晋江縣)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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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이 쌀 등을 왜에게 주고 한인까지 보낸다면 청나라 사람들이 의아해할 것이라고 이르다.
상이 대신 및 비국의 여러 신하를 인견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청나라 사람이 지금 마침 나오는데, 쌀과 베를 왜에게 주고 나서 또 붙잡은 한인까지 보낸다면, 저들이 필시 의아해 할 것이다.”
하니, 김자점(金自點)이 아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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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주가 평성행 등을 보내 청나라의 사정을 묻고, 도주가 사퇴하려고 한다는 것을 고하다.
전에 대마도주가, 자기 어머니가 죽자 우리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조제토록 요구하였는데, 이는 대개 조위하면 의례적으로 배에 예물을 실어 특별히 보내므로 얻는 이익이 매우 후하여서였다. 우리 조정에서 전례가 없다 하여 허락하지 않았는데, 도주가 이를 한스럽게 여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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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일본은 군사를 동원할 겨를이 없을 것이라고 이르다.
…… 상이 또 이르기를,
“청나라는 천하에 뜻을 두고 있으니 반드시 우리를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관백이 3대를 승습해 와 편안함을 누리려는 데 뜻이 있으니, 어느 겨를에 군사를 동원하겠는가. 그러나 재이가 이와 같으니,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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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사 이요 등이 청나라에 가서 왜국 방비와 관련된 주문을 올리다.
진주사(陳奏使) 인평대군(麟坪大君) 이요(李㴭) 등이 청나라에 가 주문을 올렸다. 주문은 대략 다음과 같다.
“삼가 살펴보건대, 왜국과 우리나라는 통신을 한 지가 비록 오래되었으나 교활한 왜인들의 정상은 본래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이래로 우리에게…